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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국내도서
저자 : 세실 앤드류스 / 강정임역
출판 : 한빛비즈 20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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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고르라면 바로 '공동체'라고 할 것이다. 요즘 사회에서 공동체를 찾기란 정말 어렵다.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사람들과 인사는 제대로 하며 지내는가를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다. 나만 해도 2006년 결혼과 함께 신혼집으로 이사하면서 떡을 맞춰서 옆집 사람들에게 돌린 뒤로는 한동안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후로 옆집 사람들이 모두 이사간 뒤에는 아무도 인사를 하며 지내는 사람들이 없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한 현실이다.



저자는 공동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누가 만들어주는 공동체를 찾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만들어보라고 조언한다. 독서모임, 스터디 서클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에서 삶을 나누는 사회적 유대야 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공동체가 중요한 이유는 사회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출발선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타인과의 대화를 피할 수 없는 장소를 만들라는 조언(p.74)은 인상적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사옥을 기획할 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회사 건물 중앙에 커다란 홀을 만들고 모든 시설이 홀과 연결되어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지역사회나 국가차원에서도 이러한 노력들은 필요해 보인다. 광장, 공원, 노천카페 등 낯선 사람과 대화하여 그들은 배려하는 것은 공공선에 주목하는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근원이 된다(p.76).


저자가 이러한 공동체 운동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경쟁의식 때문이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방법이라고 가르치고 또 배우는 문화에 익숙한 우리들은 모든 상황에서 경쟁을 의식한다. 경쟁이 기반이 된 사회에서 상대방은 그저 나의 경쟁상대일 뿐이다. 하지만 경쟁이 아닌 협력이 기반이 된 사회에서 상대방은 동역자이가 동지가 된다. 나의 꿈과 비전을 나누고 함께 이루어갈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표지에 적힌 부제목도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라고 되어 있다.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지만 실천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하나씩 실천하다보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사회모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장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친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다. 또는 잘난체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듣거나 무시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닫혀진 사회이며 자기 이익의 유무에 따라 사람과의 네트워크 방식이 달라지는 현실을 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10여 년 전 일본을 여행하면서 그들의 질서의식과 배려정신에 놀란 적이 있다. 여러가지 경험들이 있었지만 몇가지만 이야기하자면, 먼저 회전문에서 경험한 사례이다. 회전문을 이용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배려정신은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내가 갈만큼 보다 훨씬 더 회전문이 많이 움직이도록 세게 밀어서 뒷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일본에서 많이 보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회전문을 통과할 때마다 힘차게 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느낀 것은 나혼자 밀고 있는 것처럼 상당히 힘들다는 것이었고 언젠가 회전문을 밀면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밀지도 않는 것이었다.


일반문도 마찬가지이다. 문을 열고 나서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하여 잠시 잡아주는 것이 예의이고, 일본에서는 열이면 열 모든 사람이 그런 배려의 행동을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시도해 보았다. 그런데 만약 앞사람이 문을 잡아주는 상황이라면 같이 힘들여 잡는 척이라도 하면서 고맙다는 목례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 거의 대부분은 나가면서 문을 잡아주면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그 문틈 사이로 얌체같이 더 빠른 걸음으로 냉큼 통과해 버린다. 순간 앞에서 문 잡아주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이다. 나는 몇번에 걸쳐 바보가 된 이후에 다시 하던 대로 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뒤에 사람이 다치던 말던 내가 나갈 수 있는 만큼만 열고 세게 닫아버린다. 우리나라에서 길에 걸어가거나 차창을 열어놓고 운전을 하면서 담배를 파우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이 담배연기를 마시건 담배재를 뒤집어쓰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책의 저자는 대체로 미국을 비판하고 있는 있다. 하지만 몇명 되지는 않지만 내가 경험한 미국의 중상류층 사람들은 최소한 이렇게 남에게 배려하는 정신은 몸에 배여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배려정신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멀고도 먼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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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붕어빵, 홈런을 날리다
국내도서
저자 : 장건희
출판 : 샘터사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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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카페를 거의 찾지 않는 나는 당연하게도 '아자부 카페'의 존재를 몰랐다. 붕어빵은 좋아했지만 명품붕어빵을 판매하는 카페인 아자부 카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인 장건희 님은 아자부 카페를 창업하고 카페에서 먹는 고급 붕어빵이라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성공적인 사업가로 변신했다.



저자는 어려서 야구를 해서 중학교 시절에는 국가대표 선수로 4번 타자에 주장까지 역임했고 건국대학교 야구부를 거쳐 당시 OB베어스에 입단 예정인 상태에서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그동안 목표로 했던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 이후 석박사 과정을 거쳐 대학교수의 꿈을 키우면서 KBS 야구해설위원으로도 활동했으나 강의 도중 창업에 대한 도전을 받아 아이디어를 개발한 끝에 우연히 길거리에서 붕어빵을 파는 아줌마와의 대화를 통해 명품 붕어빵이라는 전략을 도출해 낸다.


붕어빵이라고 하면 겨울철에 길거리에서 호호 불어가며 먹는 별미이며 비교적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간식 정도로 포지셔닝되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일반적인 인식에서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왜 붕어빵은 여름철에는 팔지 않는지, 그리고 왜 붕어빵은 길거리에서만 파는지를 생각하면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붕어빵은 전국민 모두가 거부감 없이 즐겨 먹는 간식이라는 점에서 팔고 먹는 곳이 길거리가 아니라 카페에서도 충분히 사먹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고 누구나 성공적인 사업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용을 읽다보면 저자의 빠른 실행력이 핵심성공요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주위의 어떤 만류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단독적 특성'을 찾아 끝까지 도전했다는 것이 지금과 같은 성공적인 사업가가 된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인터넷 서점을 검색하거나 시중 서점에 나가보면 창업 전략을 설명하는 많은 단행본들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좀더 마음에 와닿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실제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담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읽었을 때 큰 참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창업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각자 자신의 업무에 좀더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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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찌결사대
국내도서
저자 : 김해등
출판 : 샘터사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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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등님의 동화 4편을 수록한 책이며 제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어떤 내용이건 대부분의 동화를 읽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동화 세대로 눈높이가 낮아지고 마음이 말랑해져서 그런건가 싶다. 



수록된 4편의 동화 중에 처음 등장하는 건 책 제목과 같은 '발찌결사대'이다. 나는 그동안 비둘기를 '날아다니는 쥐'라고 생각했다. 늦은 밤 술취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토사물을 아침이면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이가 바로 비둘기가 아니던가. 책에서는 비둘기를 닭둘기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라는 것은 꽤 오래된 유산이 되버린 듯 하다. 요즘 비둘기는 사람이 와도 잘 도망가지도 않는다. 도망가는 듯 하다가더 멀지 않은 거리에 다시 주저앉아 먹이를 찾는 듯 종종걸음을 걷곤 한다.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비둘기 세상에서 비둘기는 날개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구구뒤뚱법이 적용되고 있다. 인간에게 충성을 다하는 검은혹부리라는 비둘기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법을 어긴 비둘기는 경찰비둘기가 감옥으로 연행한다. 초록목이라는 이름의 비둘기는 구구뒤뚱법을 뒤집어 엎고 날아다니고 싶었다. 주변 비둘기들과 의견을 모았고 '발찌결사대'라는 이름을 만들어 날개 사용방법을 연습한다. 비둘기의 시각으로 그들만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흥미롭다.


두번째 작품인 '마술을 걸다'는 만수라는 이름의 아이가 주인공이다. 만수의 어머니는 나이 50에 만수를 낳았다. 그래서 만수의 별명은 '늦둥이 만수'였고 만수 부모님이 하는 세탁소의 이름은 '만수세탁소'였다. 그 만수가 전학을 가게 되는데 첫 인사 시간에 마음에 드는, 유리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만수의 특기는 마술이었고 그 시간에 간단한 마술을 보여주며 유리의 짝이 되고자 했으나 유리가 거부하는 바람에 짝이 되지 못한다. 마술을 좋아했던 탓에 만수라는 이름을 버리고 '유건라'라는 예명을 사용하고자 했지만 결국 만수는 만수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어린 아이에 가질 법한 현실과 환상의 중첩 현상을 재미있는 스토리라 잘 표현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세번째 작품인 '탁이'에서 나오는 탁이는 닭의 이름이다. 아버지는 감옥에 가고 어머니는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시골 할아버지 집에 살게 되고 시골로 전학을 오게 된 아이는 집 근처 대숲에서 암탉 한마리를 발견한다. 17개의 알을 품고 있었는데 때가 되자 병아리들이 알을 깨고 나왔다. 암탉이 17마리의 병아리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아빠를 상기한다.


네번재 작품의 이름은 '운동장이 사라졌다'이다. 쉬는 시간에도 운동장에서 뛰어놀지 못하는 우리나라 초등교육의 현실을 지적한 환상동화이다. 유능한이라는 이름의 교장선생님이 부임하면서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을 금지하는 바람에 운동장은 심심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스토리이다. 어느날 갑자기 해일이 몰아닥치고 학교 건물이 땅으로 꺼졌다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등 이상현상이 발생하자 탐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가 이 사건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나선다. 


네개의 작품 모두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동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만 볼 수 있는 것, 아이들의 머리로만 생각할 수 있는 것을 경우에 따라 흥미진진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앞으로 동화작가 김해등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의 후속작품들을 기대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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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
국내도서
저자 : 리즈 무어 / 이순영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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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무게 약 270킬로그램이다. 학교를 그만둔지 18년이 되었고, 최근 10년 동안 밖으로 나가본 일도 없고 3층 집에서 윗층으로 올라가본 일도 없다. 밖으로 다니지를 않으니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나의 유일한 낙은 먹는 것이다. 나는 은둔자이다."



편지를 통해 이 사실을 고백하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전직 대학교수였던 아서 오프는 자신의 제자이자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샬린 터너에게 편지로 대화를 시작한다. 하지만 대학을 그만두고 그는 자기의 본 모습을 숨기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자신만의 이상적인 모습을 만들어간다. 그러는 와중에 자기 자신은 철저하게 망가진다. 


샬린 터너는 대학 교수였던 아서 오프를 만나 애정을 느꼈지만 곧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는 바람에 편지로 마음을 털어놓는 것으로 대신한다. 그녀 역시 알콜 중독이며 결혼을 하여 아이까지 낳았다는 자신의 본 모습은 숨기고 꾸며진 모습으로 치장한다.


아서 오프와 샬린 터너 사이에 꾸준히 편지가 오고갔지만 그들 스스로 마음을 열지 못하고 결국 은둔자의 길로, 알콜 중독자의 길로 더 깊게 빠져들고 말았다. 하지만 샬린 터너가 아서 오프에게 부탁하고 아서 오프는 자신의 철저한 은둔자 생활을 고백하게 만드는 상황이 되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거기에 청소전문업체의 파견직원인 욜란다와의 대화를 통해 생활에는 더욱 활기가 더해간다. 예기치 못했던 임신을 한 욜란다를 위로해 주는 과정에서 그는 마음의 문을 점점 열어간다. 샬린 터너의 아들 켈 켈러는 매일 술에 쩔어 사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무시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애정을 느낀다. 엄마가 이야기한 아서 오프와 편지를 주고 받고 소통해 가는 과정에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내 삶을 통틀어 나처럼 외로워 보이는 사람을 딱 하나 만났는데, 그게 바로 샬린 터너였다. 그녀를 만난 순간 나는 생각했다. 당신도? 샬린의 눈빛에서 그녀 역시 외로워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때 샬린은 나보다 더 외로워했다. 난 그걸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 p.358


모든 소설들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이 소설에 나오는 4명의 주인공들은 각자 상처를 갖고 있으며 외부 사람들과의 소통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작가는 그 과정에서 느끼는 아픔들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숨기고 싶은 자기 사생활이 욜란다에게 노출되는 상황에 등장하는 아서 오프의 엉뚱한 모습들이 흥미롭다. 특히 그 사생활이란 먹는 것을 즐기는 모습이다.


위로가 필요해서 나를 위한 만찬을 준비했다. 코코넛과 마차다미아와 화이트초콜릿으로 만든 쿠키, 땅콩 엠앤엠 한 그릇, 씨앗과 곡물과 짭짤한 소금을 듬뿍 입힌 베이글 몇 개, 버터와 크림치즈를 듬뿍 바르고 빨간 즙이 흐르는 토마토 한 조각을 얹은 베이글 한 개, 전지유 한 주전자와 그 옆에 놓인 키 큰 유리잔 하나, 오레오 쿠키가 덮힌 초콜릿 케이크, 햄버거 세 개와 감자 샐러드와 7번가에 있는 식당에서 주문한 크림 시금치. 그 시금치를 스토브 위에서 데우고 한가운데 크림 치즈를 약간 얹었다. 깨끗한 녹색 바다 위에 흰색.  - p.53


나를 위한 만찬이라고는 했지만 그가 먹는 음식 이야기가 가끔 등장할 때마다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과 함께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단절한 대신에 그가 자기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각자 상처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 상처를 극복하고 세상에 마음의 문을 여는 이야기. 인생에서 느껴지는 무게를 나눠가지려는 노력을 통해 내 상처를 치유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상처까지 치유시키는 능력자들의 이야기. 인생의 핵심을 피하고 중요하지 않은 무언가에 심취해 있다가 정말 중요한 것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마침내 극적으로 샬린이 서로를 선물로 주었다는 것을 깨닫는 켈러. 이 책 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을 통해서 점점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나이에 내 짐을 덜 수 있겠다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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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성장은 가능하다
국내도서
저자 : 유필화,헤르만 지몬(Hermann Simon)
출판 : 흐름출판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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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에 반대하는 많은 시각들이 있지만 향후 몇십년간 글로벌 경제의 대세는 세계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서 세계화를 올바르게 추진한다면 세계화는 최근 수년간 당면하고 있는 경제위기는 물론 앞으로 더욱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저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반세계화 움직임은 경제 위기가 낳은 커다란 위협이라는 주장이다.



세계화가 일반적인 추세라고 여겨지기는 하지만 일부 국가 사이에는 국지적으로 보호주의를 취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하지만 보호주의 경향이 강해진다고 하더라도 기업은 세계화라는 기본전략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관점이다. 더 나아가 저자들은 한마디로 세계화의 당위성을 이렇게 역설한다. 


인류에게 세계화 외의 대안은 없다. 세계화는 우리 모두의 미래다.  - p.68


보호주의가 위헙한 이유는 우선 그것이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가들은 언제나 보호주의적인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 p.65


관점이 좀 다를 수 있지만 세계화와 반세계화,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사이의 논쟁은 최근의 복지논쟁과도 연결된다고 본다. 저자들도 '세계화는 복지 증대의 일등공신'이라고 말하고(p.62)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복지에 대한 관점들이 중요시 제기되면서 정부 정책의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복지란 무엇인지, 그리고 세계화와 개방화 추세에 따라 정부는 어떤 방향으로 복지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특히 여권과 야권,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벌어지는 대목이 바로 이 복지분야가 아닐까 싶다.


세계화의 이슈를 던지는데 앞서 브릭스의 주요 국가인 중국과 인도를 비교한 대목은 인상적이다. 대략 결론은 중국은 미국은 앞서기 힘드나 G2로서의 위상은 지금보다 더 강화될 것이며, 인도는 중국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중요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으나 인도의 발전 속도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측면으로 정리한 것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제난 18대 대선 이후 화두가 된 말 중의 하나가 경제민주화이다. 저자들은 경제민주화와 관련하여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으로 한국의 높은 대외의존도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은 내수가 아니라 수출이며, 수출을 몇몇 대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히든 챔피언이 등장하여 이들이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는 전략을 제안한다. 히든 챔피언은 독일 모델에서 착안된 개념인데 현재 독일에서는 수출의 약 70%가 중소기업이 하고 있는데 이 중소기업 중에서도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초일류기업을 독일은 히든 챔피언이라고 부르고 있다.


저자들은 히든 챔피언을 제안한 뒤에 독일의 히든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네르콘과 트룸프의 사례를 차례로 소개하고 있으며, 국내 적용 방안들을 제안하고 있는데 딱히 저자들만의 독창적인 내용이라고 할 만한 전략들은 없어 보인다.


대략 1장은 세계화와 히든 챔피언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고 있는 반면에 2장부터는 실질적인 제안들을 하고 있다. 2장은 이익 중심의 경영을 강조하고 있으며, 3장은 초고가 시장, 자동화, 좋은 서비스 등 제품시장의 변화양상을 이해하라고 주문하고 있고, 4장은 마케팅 관점에서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 행동에 올바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인터넷이 산업 및 사회 전반에 걸쳐 미치게 될 영향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전자책, 신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인터넷 미디어 산업의 미래에 대한 내용에서 흥미로운 제안들을 엿볼 수 있다.


최근의 경제위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 책의 저자들처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성장은 가능하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일종의 희열을 느끼게 된다. 막연한 기대나 환상이 아니라 저자 나름대로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긍정적인 예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범위가 넓다보니 일반화하기 어려운 대목도 눈에 띄이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던져주어야 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저자들이 잘 요약 제시해 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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