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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경영학 플러스 알파], [주말에 어디가지], 도서 문화 여행 리뷰 [techleader.net]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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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 책방. 13회 업데이트.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영화평론가 이동진도 영화보다 소설이 훨씬 더 훌륭하다는 평가. 당연한 말씀! 

 

방송듣기 http://goo.gl/b3w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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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열정으로 세계를 지휘하라
국내도서>청소년
저자 : 류태형
출판 : 명진출판 201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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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출판에서 출간된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14번째 책이다. 청소년들이 보면 좋을 내용들일 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자녀를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 어떻게 자녀를 교육해야 할지에 대한 혜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특히 정명훈의 어머니가 7남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과정을 소개하는 앞부분의 내용은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6.25 전쟁 당시 피난을 가는 과정에도 피아노를 가지고 갔다니 그 음악교육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등 교육을 받은 어머니는 고민 끝에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정서 안정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생각이 미친 것이 피아노였다.  - p.28


정명훈의 어머니는 대학교육을 받고 일본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신세대 여성이었다. 그만큼 자녀교육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전쟁이 끝나고 식당을 운영하면서 다소 나아진 경제상황으로 인해 자녀들에게 피아노를 비롯한 악기들을 하나씩 배우게 한다. 하지만 배우게 하는 과정이 강제적이지 않고 자녀들의 관심을 엿보면서 싫증을 내면 다른 악기로 바꿔주는 등 자율적인 교육을 하였다.



정명훈의 어머니는 자녀들이 음악의 재능을 보이자 음악의 본 고장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하고 싶었다. 해외 유학에 대한 여러 정보를 습득한 결과 이공계 대학에서 2년 이상 공부를 하면 쉽게 출국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 첫째와 둘째였던 명소와 명근을 발리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검정고시를 하게 했고 두명 모두 연세대학교 수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거기서 2학년을 마치고 음악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두 자녀의 길은 달라지게 되지만 결국 미국 유학의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 한편 셋째와 넷째인 명화와 경화는 우연한 기회에 일본으로 잠시 연주를 다녀오게 되었고, 그곳에서 귀인을 만나게 되었고, 어려운 과정을 뚫고 미국 유학 길에 오른다. 


역시 그 아래 동생들(명철, 명훈, 명규)도 어렵사리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미국에 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명훈은 콩쿠르에 나가게 되었고 1등을 하면 시애틀 심포니와 협연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정명훈을 2등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1년 뒤 같은 콩쿠르에 나갔을 때는 작년에 1등을 한 아이를 제치고 정명훈이 1등을 차지하게 된다. 그 후 정명훈은 제이콥슨 선생님을 만나면서 그의 가르침을 받아 지휘자로서의 능력을 기르게 된다.    

 

정명훈은 세계 최고의 줄리어드 음대를 마다하고 매네스 음대에 입학한다. 주위 사람들은 반대했지만 그의 어머나는 그의 의견을 존중하여 매네스 음대 입학을 결정한다. 자녀의 자존감을 인정해주는 부모의 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 그의 누나들이 다 포기했던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등을 하면서 한국에도 점차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음대 졸업 이후에는 LA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줄리니 밑에서 부지휘자로 일하면서 '사랑으로 표현하는 리더십'을 배웠다.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마에스트로'로서의 역량을 발휘한다. 현대음악의 대부라고 평가하는 메시앙의 곡을 연주한 뒤에는 메시앙으로부터 직접 '최고의 해석'이라는 극찬을 받는다. 또한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과 계약을 하면서 첫 음반으로 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을 녹음한다. 정명훈은 평생 존경하고 따라가길 원했던 음악가로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와 올리비에 메시앙을 꼽는다(p.166). 개인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꽤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메시앙의 곡은 관심있게 듣지를 못했는데 기회를 만들어 그의 곡을 감상해보아야겠다.

 

정명훈의 말을 인용하며 그의 음악 철학을 이야기한 내용이 인상깊다.

 

내 본분은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니, 더 자세히 얘기하자만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낸 작곡가들의 의중을 전달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피자 배달과 비슷하다. 식기 전에 따끈따끈하게 배달하려면 비결이 있어야 한다.  - p.189

 

정치적인 세력에 의해 바스티유 오페라를 떠나는 장면을 설명한 내용을 읽다보니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일부 승소 판결로 정명훈은 결국 바스티유를 떠나게 되긴 했지만 단원들과 파리 시민들이 보여준 사랑과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로 출간된 책이지만 부모들은 자녀교육 차원에서 보아도 좋을 듯 싶고, 성인들이라고 해도 그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책 한권으로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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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콜렉터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사이토 다카시 / 황미숙역
출판 : 명진출판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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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도서들 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주제는 바로 '시간'일 것이다. 개인별로 주어지는 시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한정된 자원인 시간을 잘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는 이야기들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 관련 자기계발서에서 볼 수 있는 주제이다. 그래서인지 자기계발도서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이 있다. 누구나 자기계발서대로만 생활하면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 역시 '시간'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하지만 그동안의 시간 관련 자기계발서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지금까지 출간된 시간을 주제로 한 자기계발서가 하루, 일주일, 1년 단위의 짧은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논하였다면 저자는 이 책에서 인생이라는 긴 시간을 놓고 시간을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긴 여정을 스스로 '디자인'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 p.6 (프롤로그)


저자는 인생의 시기를 크게 4단계로 나누고 설명한다. 


1단계 수렵기 : 30~45세

2단계 더블스탠더드기 : 45~60세

3단계 원숙기 : 60~75세

4단계 제로 출력기 : 75세 이상



이 4단계의 시기를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봄과 여름에 치중한 삶을 살아왔다. 가을과 겨울이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길고 긴 가을과 겨울을 행복하게 보내지 못한다면 진정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없다(p.24). 따라서 '노후대비'라는 진부한 표현은 차치하고서라도 장기적인 '시간'의 대비책을 마련해 두는 것이, 당장 닥친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노력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잊지 말자. 인생은 사계절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봄에는 열심히 뛰어다니고, 여름에는 성장을 함과 동시에 가을과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 p.25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왜 4단계의 시작을 30대로 했는지 말이다. 본문을 읽어보면 대략 이해는 간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과거의 20대와 지금의 20대가 가지는 가정 및 사회에서의 역할을 좀 다르다는 점이다. 과거의 20대는 이미 가정이나 사회에서 중책을 맡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의 20대는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가정에서도 부모님 밑에서 보호를 받는 세대적 특성으로 변했기 때문에 30세를 제1단계의 시작으로 설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적절하다고 저자는 판단했다. 일면 타당한 표현이다. 나도 20대를 돌이켜보면 내가 세상의 주인이고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자만감에 도취되어 자유분방하게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40대 초반이 되어보니 그때 얼마나 어린아이 같은 생각을 했었는지 돌이키게 된다. 따라서 대략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고 자신만의 무기를 가질 수 있는 시기로서 30대를 1단계로 설정한 것에 공감이 간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부분(part 1)에서는 인생 후반을 의미있고 자유롭게 살아가며 황금기로 만들어가는 시간 수집술을 설명하고 있고, 두번째 부분(part 2)에서는 1단계와 2단계의 시기를 위한 시간 수집술을 소개하고 있다. 순서가 바뀐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저자의 설명과 같이 인생 후반전을 미리 생각한 후 오늘을 살아가라는 의도라고 하니 오해는 생기지 않는다.


다른 일반적인 자기계발서가 '성공'을 가르치려 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 책은 시간을 주제로 하면서도 '노후대비'를 강조한다. 상당히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안목으로 인생을 바라보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도 20대에는 절대 그렁 안목이 생기지 않았지만 이제 40대 초반이 되어서야 좀더 먼 미래를 바라보게 된다. 가정에서 어린 아이들이 자라나고 사회에서 좀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일이 치여 살았던 30대 보다는 좀더 먼 미래의 고민을 하게 된 것은 나만이 닥친 현실은 아닐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시간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지금 당장 닥친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근시안 적인 안목을 버리고 은퇴 이후의 삶을 상상하게 만든다. 비단 노후대비라는 것이 경제적인 대비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이드신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다보니 시간이 점점 빨리 간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나는 아직까지 그런 느낌은 없지만 가끔은 10대나 20대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 내가 그런 시절을 보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도 10년이나 20년 뒤면 '내가 이런 적이 있었구나' 하지 않을까 싶다. 미래를 잘 준비하고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 삶을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들이 닥친 명제이자 미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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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
국내도서>인문
저자 : 로제 폴 드르와(Roger-Paul Droit) / 박언주역
출판 : 시공사(단행본)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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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처음을 시작하는 '추천의 글'에서 언급된 것처럼 '철학'이라고 하면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 또는 공자나 맹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것들로부터 출발한다. 책 제목에 철학이 들어가있다고 해서 턱을 괴고 앉아서 심오한 인생철학을 논의하고자 하는 책은 아니다. 표지에 적혀있는 글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은 '엉뚱'하고 '이상'하고 '웃긴' 철학이다. 내가 하나 덧붙이자면 '골때리는' 철학이다. 저자가 '들어가는 글'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심심할 때 가볍게 뒤적여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제안한 철학적 구도의 방법은 '놀이'이다. 하지만 심심풀이 놀이를 통해서 시각의 변화를 유도하며 더 나아가 우주의 정체성, 우주의 영속성 등을 고민하게 만들고자 했다.



내 이름을 불러보라는 제안으로 시작하여 하나하나가 전부 골때리는 이야기들이다. 일단 첫 사례를 읽고 난 느낌은 약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 든다. 골방에서 내 이름을 부르다 보면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릴 것이라는, 내 이름은 주로 타인이 부르기 때문에 내 스스로 내 이름을 부르다보면 나 자신이 둘이 된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심오한 뭔가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단 넘어가자.


두번째 사례는 나도 많이 경험했던 사례이다. '낱말의 의미에 구멍내기'라는 제목인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자주 반복하다보면 그 단어의 의미가 헷갈려지기 시작한다. 책은 '연필'이라는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연필, 연필, 연필 계속 반복하다보면 왜 '연필'의 이름이 '연필'이 되었는지 생소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저자는 '낱말과 사물의 분리'라고 설명한다. 이런 놀이를 통해 사람들은 낱말과 사물을 이어주는 끈이 생각보다 너무 허약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p.22).


세번째 사례도 읽다보면 뭔가 심오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를 찾는 작업에 관한 이야기인데, 결국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답하기 위한 작업이다. 생각해보자. '나'는 누구인가? 홍길동의 '나'는 홍길동이고, 홍길순이 말하는 '나'는 홍길순이다. 각자 1인칭 대명사로서 '나'라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 본인을 말한다. 결국 전부 다른 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건 그렇다치고, 그렇다면 10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나는 같은 사람인가? 책의 표현대로라면 10년 넘는 기간 동안 우리 몸속 세포 중에서 살아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면 어떤 측면을 '나'라고 부를 것인가? 결국 저자의 생각은 바로 '생각'이다. 우리의 생각, 기억, 이미지, 추억, 욕망들이다. 하지만 그 생각 역시 변한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너무나 허무하게도 정답은 '정확한 나는 절대 찾아낼 수 없다'이다.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행동과 사고의 경험을 통해 철학적 지식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책을 계속 읽다보면 '뭐 이런게 다 있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그래서 어쩌자고?'라는 질문이 저절로 나온다. 제목만 읽다보면, 정말 이대로 따라하기만 한다면 엽기적이라는 소리, 변태라는 소리를 절로 들을 것 같다. 오줌을 누면서 물을 마셔 보라니? 차안에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기어가는 개미를 따라가보라니? 햇살속의 먼지를 관찰하고, 과식으로 정체성을 탐험해보라니? 이 얼마나 엽기적이고 변태스러운가. 



가끔은 이러한 일탈행위를 통해 뭔가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겠다 생각은 들지만 제목만 봐서는 정말 '아니올시다'이다. 하지만 저자의 장난스러운 제목에 따른 전체 101가지의 놀이방법을 읽다보면 '아니올시다'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래서 어쩌라는 것이냐는 생각은 책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남아있다. 그래서 저자는 친절하게도 제일 앞페이지에 이러한 생각의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어쩌자는 겁니까?"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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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 (양장)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토머스 대븐포트,브룩 맨빌(Brook Manville) / 김옥경역
출판 : 도서출판프리뷰 201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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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달 사이에 경영대가들의 책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특히 경영전략의 최고봉들이 앞다투어 신간을 발간하고 있는데 올초에 발간된 슬라이워츠키의 <디맨드>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게리 해멀의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짐 콜린스의 <위대한 기업의 선택> 등이 읽을 만한 경영전략 도서로 추천할 만하다. 지금 소개하는 이 책은 마이클 해머와 함께 리엔지니어링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토마스 대븐포트의 신작이다. 지금까지 웹2.0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집단지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혼자의 힘이 아닌 집단의 힘이 더 강하다는 접근은 많이 시도되었고 위키피디아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로도 만들어져왔으나 의사결정에 있어서 개인이 아닌 조직의 의사결정이 더 효율적이라는 접근은 처음 시도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학술논문은 나왔었는지 모르겠지만 모두 읽어볼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일반 단행본으로 한정짓는다면.)


'중요한 결정은 지도자 한명이 아니라 조직에 맡겨라'라는 책의 부제목과 같은 주장을 저자들이 하게 된 원인은 일상의 조직들이 최고경영자 한명의 직관에 의한 의사결정이 매몰되면서 잘못된 결론을 만들어가는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다. 단편적인 사례로 M&A를 들고 있다. 타임워너와 AOL의 경우 당시 타임워너의 CEO였던 제리 레빈이 테드 터너를 비롯한 다른 경영진과는 거의 상의를 하지 않고 독불장군식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한 사례이다. 성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졌기 때문에 1640억 달러 규모의 당시로서는 최대 규모의 M&A를 성사시켰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0년 '세기 최악의 거래를 주도'했다고 고백한다. 또 하나의 의사결정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 야후를 이야기하고 있다. 2008년 MS는 주당 31달러로 야후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당시 CEO였던 제리 양은 거부하였다. 그후 33달러까지 올려서 제안했으나 역시 거부하였다. 자신이 만들었고 이끌고 있는 기업을 너무 애지중지한 나머지 다른 기업의 좋은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MS는 인수제안을 거둬들이고 그 이후에 야후의 주가는 한번도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는가.


그 이외에도 몇가지 재밌는 의사결정 실패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처럼 독단적인 결정을 실패를 부르기 때문에 어떤 형태와 이유에서든 리더 한사람에게만 집착하지말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반대의견이 있는지 물어보며 어떤 입장을 지지하기보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조직문화를 장려하는 건전한 의사결정 과정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 효과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p.25)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필요성에 근거하여 조직의 의사결정 사례로 12가지 기업(조직)을 소개하고 있다. 경영학에 있어서 어떤 케이스스터디도 그것이 100% 정답이 될 수 없는 만큼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례를 따라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그동안 의사결정의 문화가 리더 한사람에 의존하였다면 이 책의 사례를 보고 좀더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새롭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총 12가지의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각 사례들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12편의 단편소설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다. 비영리 단체로서 NASA의 디스커버리호 발사승인 과정을 시작으로 시작하는데 세계 최고의 공학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이곳에 팽배해 있던 오만과 무사안일주의를 이겨내고 명확하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접근법을 기반으로 하여 개방적인 의견교환, 다양한 의견존중, 반대의견을 낼 권리를 인정하는 등의 조직문화를 갖춤으로서 성공을 거두었다. 주택 건설회사 WGB홈즈는 미분양의 원인 파악을 위해 군중(crowd)의 지혜에 답을 물었다. 이를 통해 끊임없이 설계를 수정 보완했으며, 집단의 판단을 신뢰하였다. MBA 출신을 선호하는 컨설팅 기업의 문화를 타파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을 채용하는 방식을 도입한 맥킨지 컨설팅의 사례도 흥미롭다. 


NASA의 사례, WGB홈즈의 사례, 맥킨지의 사례 등 세 조직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참여적 문제해결 과정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다. 짐 서로위키의 <군중의 지혜>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한명이 전체보다 더 똑똑하지 않다'는 인식을 말한다. 그 밖에 저자는 조직의 의사결정이 더 훌륭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군중의 지혜 뿐만 아니라 군중의 리더십까지 활용해야 하며, 조직 구성원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실제 결정을 내리는데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또한 정보기술을 의사결정에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강조한다.


이러한 거시적 트렌드를 기반으로 나머지 아홉개의 사례를 구성하고 있다. 파트너즈 헬스병원의 환자관리 사례, 코그니전트 테크톨로지의 사원 참여문화, 미국 샬롯 초등학교의 데이터 기반 교육, 고대 아테네 인들의 민주적인 선택, 뱅가드의 메이블 유 이야기, 전사원이 참여한 EMC의 비용 절감 과정, 미디어 제너럴의 민주적 리더십, 월리스 재단의 전략변경과정, 마지막으로 직원의 뜻을 존중하여 회사를 키워난 트위저맨의 사례까지 아주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의사결정 사례를 간접체험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사례가 성공하기까지 여러가지 내외부 환경과 컨텍스트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모든 케이스스터디를 '정답'과 같이 접근해서는 안된다. 다만 책에서 언급한 열두가지 사례를 잘 숙지한다면 최소한 한두명의 최고경영자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그저 지켜만 보며 실패해가는 조직은 없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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